세무조사 사례

[국세청은 이렇게 봤다 #25] 제조업, 해외 본사에 보낸 자문료 70억

유압부품 공장을 둘러보는 국내 공장장과 해외 본사 임원

가게 이야기

충남의 한 산업단지에 있는 '세진유압'(가명)은 처음에 국내 회사와 미국 회사가 반씩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이었습니다. 몇 해 전 미국 쪽이 국내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100% 외국계 자회사가 됐습니다. 그 뒤로 본사에 보내는 돈이 하나 늘었습니다. 매출에 연동되는 기술 사용료(연 30억원대)와 별도로, '경영자문료'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20억원 넘게 송금했습니다. 본사가 가진 특허를 놓고 국내에서 침해 소송이 붙었을 때도 변호사 선임과 수임료는 세진유압이 맡았습니다. 비용 수억원은 자기 장부에 넣고 본사에는 일부만 청구했습니다. 그것도 부가세 매입세액을 뺀 금액이었습니다.

같은 무렵 조사를 받은 경북의 자동차 에어컨 부품 수출업체 '대명공조'(가명)는 동남아에 100% 현지법인을 세웠습니다. 이 현지법인에 운영자금 12억원을 보내면서 계약서를 쓰지 않았고 이자도 받지 않았습니다. 알루미늄 가공 공정에서 나오는 스크랩은 장부에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본사(또는 자회사)는 한 식구"라는 생각에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세법은 법인을 하나하나 따로 봅니다.

조사관이 본 단서

경영자문 계약서와 해외 송금 내역을 검토하는 조사관

  1. 경영자문 계약서 원본: 일부 계열사 서명란이 비어 있었고 계약일은 지난 날짜로 적혀 있었습니다. 이사회 결의 같은 내부 의사결정 기록도 없었습니다.
  2. 이메일에 드러난 '자문'의 실제 내용: 대부분이 본사 지침에 맞춘 예산 승인, 자금 집행 승인, 주간·월간 실적 보고였습니다. 조사관은 이를 자회사 매출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주주가 자회사를 관리하는 일로 판단했습니다.
  3. 특허 소송비의 흐름: 특허 주인은 본사인데 비용은 자회사가 냈습니다. 조사관은 법무법인에서 받은 매입 세금계산서, 감사보고서 주석에 적힌 진행 중 소송, 관계사 미수금에 섞인 법률비용을 함께 맞춰 봤습니다.
  4. 원재료 대금이 아닌 해외 송금: 대명공조의 외화 송금 가운데 수입처가 아닌 곳으로 나간 돈을 골라내자 현지법인 대여금이 나왔습니다.
  5. 스크랩 추정량과 현금출납장: 조사관이 투입 원재료·생산량·불량률로 스크랩 양을 계산해 설명을 요구하자, 회사는 따로 관리하던 장부를 내놓았습니다. 거래 상대방도 증빙도 없는 포장비·외주가공비가 되풀이해 지출된 것도 확인됐습니다.

세진유압이 본사 쪽으로 보낸 돈, 세 갈래

그림 25-1 세진유압 자문료, 무엇이 부족했나

결과

항목내용 또는 금액
경영자문료(세진유압)3개 사업연도 약 70억원 손금불산입. 임시유보로 처분하고, 본사가 돌려주지 않으면 배당으로 처리
특허 소송비(세진유압)본사가 낼 비용으로 보아 약 4억원 손금불산입
현지법인 대여금(대명공조)정상 이자율로 계산한 이자 상당액을 익금산입
스크랩 매출 누락(대명공조)법인세·부가가치세 추징
가공 포장비·외주가공비(대명공조)손금불산입, 대표자 상여 처분
수선비 즉시 비용처리(대명공조)자산 취득·자본적 지출로 보아 감가상각 한도초과분 손금불산입
가산세일반 과소신고 10%, 가공경비처럼 부정행위가 있는 부분 40%, 납부지연 하루 0.022%

세진유압은 조사를 중지하면서까지 자료를 낼 시간을 충분히 받았습니다. 하지만 새로 낸 자료도 이메일 수준이라 결론은 바뀌지 않았고, 회사는 불복하지 않고 세금을 냈습니다. 이 사건들은 국제조세조정법이 2021년 전부 개정되기 전의 당시 법으로 처리됐습니다. 주주로서 하는 관리·보고 활동을 자회사 비용으로 보지 않는 원칙은 지금 법에도 같은 취지로 남아 있습니다.

세진유압 손금불산입: 경영자문료 약 70억원, 소송비 약 4억원

가산세율, 부정행위면 4배

근거 조문

  • 법인세법 제19조·제27조: 사업과 관련 없거나 다른 사람이 부담할 비용은 손금이 되지 않습니다.
  •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7조: 국외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가격이 정상가격과 다르면 정상가격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다시 계산합니다.
  • 법인세법 시행령 제31조: 자산으로 잡아야 할 지출을 바로 비용으로 처리하면 감가상각한 것으로 보고 한도를 넘는 금액은 손금에서 뺍니다.

그림 25-3 본사·자회사로 나간 비용 판단

사장님 점검표

  • [ ] 해외 본사·계열사와의 용역 계약서는 용역을 받기 전에 쓰고, 이사회 결의를 남겼다
  • [ ] 자문 용역을 받은 증거(일정표, 투입 인력, 결과물, 비용 배분 기준)를 국내에 보관한다
  • [ ] 본사 소유 특허·상표 관련 소송비는 부가세를 포함한 총액으로 본사에 청구한다
  • [ ] 해외 자회사에 보낸 돈은 대여계약서를 쓰고 정상 이자를 받는다
  • [ ] 스크랩·부산물 판매는 금액이 적어도 매출로 신고한다
  • [ ] 설비 수선비 가운데 성능을 높이거나 수명을 늘린 지출은 자산으로 처리한다

그림 25-4 해외 본사 용역계약서 견본

원출처

  • 조심 2012중0657: 해외 특수관계자에게 준 경영자문료가 정상가격을 넘는지, 경영자문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는지 재조사하라는 결정
  • 대법 2007두11429: 실체가 있는 경영자문료는 비용으로 인정하되, 계약서를 소급해 작성하고 지급한 부분은 손금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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