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62조

[떼인 돈 받아내는 사장님 #2] 외상값 3년이면 사라진다

요점
  • 상인이 판 물건 값(외상 물품대금)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5년이 아니에요.
  • 내용증명을 보내면 시간을 벌 수 있어요. 다만 6개월 안에 소송·가압류 같은 법원 절차를 밟아야 시효가 진짜로 멈춥니다.
  •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요. 시효가 끝나 버린 채권은 세법상 대손(못 받는 돈으로 보고 비용 처리) 사유가 됩니다.

이런 일, 겪고 계신가요

충남 아산에서 식자재 도매를 하는 한 사장님 이야기입니다. 2023년 11월 말까지 받기로 한 식당 거래처의 외상값 2,800만 원을 아직 못 받으셨어요. "상인끼리 거래한 돈은 상사채권이라 5년이라던데요. 아직 2년 넘게 남았으니까 천천히 받으면 되죠." 그런데 이 계산이 틀렸습니다. 이 외상값은 2026년 11월 말 무렵이면 시효가 끝나요. 남은 시간은 6주 남짓입니다.

창고에서 달력의 동그라미 친 날짜를 보고 놀라는 도매상 사장님

먼저 결론부터

  1. 상인이 판 물건 값(외상 물품대금)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5년이 아니에요.
  2. 내용증명을 보내면 시간을 벌 수 있어요. 다만 6개월 안에 소송·가압류 같은 법원 절차를 밟아야 시효가 진짜로 멈춥니다.
  3.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요. 시효가 끝나 버린 채권은 세법상 대손(못 받는 돈으로 보고 비용 처리) 사유가 됩니다.

하나씩 따져 보기

소멸시효, 우유 유통기한 같은 거예요

소멸시효(일정 기간 권리를 쓰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지는 제도)는 냉장고 속 우유의 유통기한과 비슷합니다. 기한이 지나면 상대가 "시효 끝났잖아요" 한마디만 해도 법원에서 받아낼 수가 없거든요.

다행히 이 기한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만들 수 있어요. 민법이 정한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그리고 승인(채무자가 빚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에요.

그림 2-1 아산 사장님 외상값의 3년 시계

"상사채권은 5년"이 외상값에 안 통하는 이유

상법 제64조는 장사하다 생긴 채권을 5년으로 정해 두었어요. 그런데 이 조문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다른 법령에 더 짧은 시효가 있으면 그 시효를 따른다는 내용이에요.

민법 제163조 제6호가 바로 그 '더 짧은 시효'입니다. 생산자나 상인이 판 물건 값은 3년이거든요. 그래서 한 사장님의 식자재 외상값은 5년이 아니라 3년으로 계산합니다. 같은 조 제3호에 따라 공사대금도 3년이에요.

내용증명은 '6개월짜리 연장권'이에요

내용증명으로 갚으라고 요구하는 걸 법률 용어로 최고(재판 밖에서 하는 이행 요구)라고 해요. 이걸로 시효가 바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6개월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재판 전에 상대 재산을 미리 묶어 두는 절차) 같은 절차를 밟아야 시효중단 효력이 생겨요.

마감 직전에 들어오는 연장 신청서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 신청서만 내고 뒤따르는 본 절차를 하지 않으면, 시효는 원래 날짜에 끝난 것으로 봅니다.

그림 2-2 내 외상값 시효는 멈췄을까

판결을 받으면 시계가 10년으로

소송으로 시효를 중단했다면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시효가 새로 시작돼요. 이때부터는 원래 3년짜리 채권이었더라도 10년이 적용됩니다. 화해나 조정처럼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절차로 확정된 채권도 마찬가지예요.

실제로 해 보기

내 채권은 몇 년짜리인지 먼저 확인해 보세요

채권 종류시효근거
상인이 판 상품·물건 외상값3년민법 제163조 제6호
공사대금3년민법 제163조 제3호
그 밖의 상행위 채권(더 짧은 규정이 없는 경우)5년상법 제64조
일반 민사채권10년민법 제162조
판결·화해·조정으로 확정된 채권10년민법 제165조

한 사장님의 순서 (시효 만료까지 6주가 남은 경우)

  1. 세금계산서·거래명세서·입금 내역으로 받기로 한 날짜와 마지막으로 입금된 날짜를 확인합니다.
  2. 거래처가 협조적이라면 잔액확인서(남은 외상값을 인정하는 서면)에 서명을 받습니다. 이게 '승인'이라 시효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돼요.
  3. 서명을 거부하면 곧바로 내용증명을 보내 6개월을 확보합니다.
  4. 그 6개월 안에 거래처 재산 상황을 보고 지급명령(법원이 서류만 보고 지급을 명하는 절차)이나 소송, 가압류 가운데 하나를 고릅니다. 상대가 재산을 빼돌릴 것 같으면 가압류를, 다툼이 없는 돈이라면 지급명령을 우선 검토해 보세요.

내 채권은 몇 년짜리일까

시효 만료 6주 전, 이렇게 움직입니다

그림 2-3 잔액확인서는 이런 모양

놓치기 쉬운 함정

  1. 내용증명 반복하기: 내용증명을 여러 번 보낸다고 6개월씩 계속 늘어나지 않아요. 반드시 법원 절차로 이어 가야 합니다.
  2. 소송 취하: 소송을 냈다가 취하하거나 각하·기각되면 시효중단 효력이 없어요. 다만 그로부터 6개월 안에 다시 재판상 청구나 가압류 등을 하면 처음 소송을 낸 때에 중단된 것으로 봐 줍니다.
  3. 계약서로 시효 늘리기: "시효는 10년으로 한다"는 조항을 넣어도 효력이 없어요. 시효를 줄이는 약정은 되지만 늘리는 약정은 안 됩니다.
  4. 조급한 추심: 마감이 급하다고 반복해서 찾아가거나, 언성을 높이거나, 주변에 알리는 건 금물이에요. 오히려 사장님이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서면과 법원 절차로만 가세요.

그림 2-4 시효가 늘어나는 일, 안 늘어나는 일

직접 할 일, 전문가에게 맡길 일

사장님이 직접변호사·법무사에게
거래처별 받을 날짜와 시효 만료일 정리지급명령·소장 작성과 제출
잔액확인서 서명 받기가압류 신청과 담보 관련 절차
내용증명 초안 작성다툼이 있는 채권의 소송 대리
입금 내역·세금계산서 보관판결 이후 강제집행

세무 포인트

시효가 끝난 외상값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에 따른 대손 사유가 됩니다. 시효가 완성된 연도에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고, 그 연도를 놓치면 다른 해로 미뤄 반영하기 어려워요. 반대로 대손 처리한 돈을 나중에 받으면 받은 연도의 수익(익금)으로 다시 잡아야 합니다. 그러니 내용증명·잔액확인서 같은 회수 노력의 기록은 꼭 남겨 두세요.

근거 조문

  • 민법 제163조(3년의 단기소멸시효) — 상인이 판 상품 값과 공사대금은 3년
  • 상법 제64조(상사시효) — 상행위 채권은 5년이지만, 더 짧은 시효가 있으면 그 시효를 따름
  • 민법 제168조(소멸시효의 중단사유) —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승인
  • 민법 제174조(최고와 시효중단) — 내용증명 뒤 6개월 안에 법원 절차를 밟지 않으면 중단 효력 없음
  • 민법 제165조(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 판결로 확정되면 10년
  •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의2(대손금의 손금불산입) — 시효 완성 채권은 대손 사유

오늘의 점검표

  • [ ] 미수금이 있는 거래처마다 받기로 한 날과 마지막 입금일을 적어 두었다
  • [ ] 물건 값은 5년이 아니라 3년으로 계산했다
  • [ ] 시효 만료까지 6개월이 안 남은 채권을 따로 표시했다
  • [ ] 내용증명을 보냈다면 6개월 뒤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었다
  • [ ] 잔액확인서와 회수 기록을 한곳에 모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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