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인 돈 받아내는 사장님 #8] 지불각서 받으면 시효 다시 시작
- 상대가 서명한 지불각서나 분할상환 합의서는 "빚이 있다"고 인정한 증거입니다. 법에서는 이걸 채무 승인이라고 부르는데, 승인이 있으면 소멸시효(일정 기간 권리를 쓰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지는 제도)가 끊기고 처음부터 다시 진행돼요.
- 합의서에는 금액, 갚는 날짜, 한 번이라도 밀리면 남은 돈을 한꺼번에 갚는다는 조항을 꼭 넣으세요.
- 금액이 크거나 상대가 못 미더우면 공증까지 받아 두세요. 강제집행을 받아들인다는 문구가 들어간 공정증서가 있으면 소송 없이 바로 집행 절차로 갈 수 있어요.
이런 일, 겪고 계신가요
경기도 광주에서 식자재를 납품하는 오정민 사장님은 한식 프랜차이즈 매장 한 곳에서 3,600만원을 못 받고 있습니다. 전화하면 점주는 "요즘 장사가 안 돼서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고만 하죠. 오 사장님 고민은 이렇습니다. "말로만 약속하니까 불안해요. 그렇다고 오래 거래한 곳에 소송부터 걸기도 그렇고요." 이럴 때 쓸 수 있는 도구가 지불각서와 분할상환 합의서예요.

먼저 결론부터
- 상대가 서명한 지불각서나 분할상환 합의서는 "빚이 있다"고 인정한 증거입니다. 법에서는 이걸 채무 승인이라고 부르는데, 승인이 있으면 소멸시효(일정 기간 권리를 쓰지 않으면 권리가 사라지는 제도)가 끊기고 처음부터 다시 진행돼요.
- 합의서에는 금액, 갚는 날짜, 한 번이라도 밀리면 남은 돈을 한꺼번에 갚는다는 조항을 꼭 넣으세요.
- 금액이 크거나 상대가 못 미더우면 공증까지 받아 두세요. 강제집행을 받아들인다는 문구가 들어간 공정증서가 있으면 소송 없이 바로 집행 절차로 갈 수 있어요.
하나씩 따져 보기
말 약속과 종이 약속은 무게가 다릅니다
"다음 달에 드릴게요"라는 말은 나중에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하면 끝이에요. 상대가 서명한 각서는 다르죠. 빚이 있다는 걸 상대가 직접 인정한 증거라서, 나중에 지급명령이나 소송으로 가더라도 출발점이 됩니다.
시효는 '일시정지'가 아니라 '리셋'이에요
민법은 시효를 끊는 사유로 청구, 압류·가압류(재판 전에 상대 재산을 미리 묶어 두는 절차)·가처분, 그리고 승인을 들고 있어요. 승인으로 시효가 끊기면 그때까지 흘러간 기간은 계산에서 빠지고, 시효가 0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경기를 잠깐 멈췄다가 이어 가는 게 아니라, 스톱워치를 0으로 돌려놓는 것과 같아요.
또 하나 기억할 점이 있어요. 승인하는 사람이 그 재산을 처분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서명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채무자 본인, 법인이라면 대표자나 권한을 받은 사람이 서명했는지는 꼭 확인하세요.
넣어 봐야 소용없는 문구도 있어요
"앞으로 시효가 지나도 주장하지 않겠다"는 문구는 효력이 없어요. 시효의 이익은 미리 포기할 수 없도록 법에 정해져 있거든요. "시효를 몇 년 더 늘린다"는 약속도 마찬가지예요. 법은 시효를 줄이는 약속만 허용하고, 늘리는 약속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분할상환이 맞는 경우, 아닌 경우
상대가 아직 장사를 하고 있고 관계를 이어 가고 싶다면 분할상환이 현실적인 길이에요. 반대로 재산을 빼돌리는 낌새가 있거나 폐업을 준비 중이라면 합의서로 시간을 끌기보다 가압류 같은 조치를 변호사·법무사와 상의하는 게 맞습니다. 금액이 작으면 서면 합의서로 충분하고, 금액이 크면 공증까지 받아 두세요.

실제로 해 보기
- 거래명세서와 세금계산서로 미수금 총액부터 맞춰 봅니다.
- 상대와 차분하게 만나서 갚을 수 있는 날짜와 금액을 함께 정합니다.
- 아래 항목을 넣어 합의서를 쓰고, 양쪽이 서명·날인합니다.
- 금액이 크면 함께 공증사무소에 가서 공정증서로 만듭니다. 수수료는 공증사무소에 미리 물어보세요.
- 원본은 금고에 두고, 돈이 들어올 때마다 날짜를 기록합니다.
오 사장님은 이렇게 합의했어요.
| 회차 | 지급일 | 금액 | 남은 금액 |
|---|---|---|---|
| 1 | 11월 말 | 600만원 | 3,000만원 |
| 2 | 12월 말 | 600만원 | 2,400만원 |
| 3 | 1월 말 | 600만원 | 1,800만원 |
| 4 | 2월 말 | 600만원 | 1,200만원 |
| 5 | 3월 말 | 600만원 | 600만원 |
| 6 | 4월 말 | 600만원 | 0원 |
| 종류 | 시효 다시 시작 | 바로 강제집행 |
|---|---|---|
| 말 약속 | 입증이 어려움 | 불가 |
| 지불각서·합의서 | 승인의 증거 | 불가(소송 등 필요) |
| 집행인낙 공정증서 | 승인의 증거 | 가능 |
합의서에 꼭 들어가야 할 항목은 이렇습니다. 채무 총액을 인정한다는 문구, 회차별 날짜·금액·입금 계좌, "정한 날짜에 한 번이라도 지급하지 않으면 남은 금액 전부를 즉시 갚는다"는 기한이익 상실 조항, 그리고 지연손해금 약정이에요. 지연손해금 이율은 법이 정한 한도 안에서 정해야 하니 요건을 확인하세요. 상대가 소규모 법인이라면 대표자 개인의 연대보증도 함께 받아 두는 게 좋아요.


놓치기 쉬운 함정
- 강요해서 받은 각서는 탈이 나요. 여러 번 찾아가 압박하거나 직원·가족 앞에서 망신을 주며 받아 내는 건 불법 추심이 될 수 있습니다.
- 시효를 '포기한다'거나 '연장한다'는 문구만 믿으면 안 돼요. 효력이 없는 문구입니다.
- 시효가 이미 지났을지도 모르는 오래된 채권이라면, 각서를 받기 전에 전문가에게 먼저 확인하세요.
- 시효는 0부터 다시 시작할 뿐, 영원히 멈추는 게 아니에요. 합의 후에 연체가 생기면 손 놓고 있지 말고 다시 관리하셔야 합니다.
직접 할 일, 전문가에게 맡길 일
| 사장님이 직접 | 변호사·법무사에게 |
|---|---|
| 미수금 총액 정리, 증빙 모으기 | 공정증서 문구 검토 |
| 상환 일정 협의, 합의서 서명 받기 | 연체 시 강제집행 신청 |
| 입금 기록, 원본 보관 | 재산을 빼돌리는 낌새가 있을 때 가압류 |
세무 포인트
각서와 합의서는 이 채권이 아직 살아 있고 회수 중이라는 증거예요. 그래서 분할상환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보통 대손(못 받은 돈을 손실로 처리하는 것) 사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결국 못 받게 되면, 시효가 언제 다시 시작됐는지가 대손을 언제 처리할지 판단하는 근거가 되니 합의서 날짜를 장부에 꼭 남겨 두세요. 대손 처리한 돈을 나중에 받게 되면 그 금액은 다시 수익으로 잡히고, 부가세도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근거 조문
- 민법 제168조(소멸시효의 중단사유) —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승인이 있으면 시효가 끊깁니다.
- 민법 제177조(승인과 시효중단) — 승인하는 사람에게 재산을 처분할 권한까지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 민법 제178조(중단후에 시효진행) — 끊기기 전까지 흐른 기간은 빼고, 시효가 처음부터 다시 진행됩니다.
- 민법 제184조(시효의 이익의 포기 기타) — 시효를 미리 포기하거나 약속으로 늘릴 수 없습니다.
- 민법 제388조(기한의 이익의 상실) — 담보를 손상하거나 담보 제공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채무자는 갚을 날짜까지 기다려 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 점검표
- [ ] 말로만 미뤄 온 미수 거래처 목록을 뽑았다
- [ ] 미수금 총액을 증빙과 맞춰 봤다
- [ ] 합의서에 기한이익 상실 조항을 넣었다
- [ ] 서명한 사람이 채무자 본인 또는 권한 있는 사람인지 확인했다
- [ ] 큰 금액은 공증을 받을지 검토했다
세무법인대승이 도와드립니다
분할상환에 들어가기 전에 거래처 재무제표를 함께 읽어 보면 갚을 힘이 있는 곳인지 가늠할 수 있어요. 세무법인대승은 회수 단계별 증빙 정리부터, 끝내 못 받았을 때의 대손 처리와 부가세 대손세액공제 신고까지 도와드립니다. 소송과 강제집행은 변호사·법무사와 상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