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집주인이 먼저 챙깁니다 #11]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 요청, 집주인이 알아둘 것
- 이 보험은 세입자가 자기 보증금을 지키려고 드는 것이고, 보험료도 세입자가 냅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는 그대로예요.
- 만기에 보증금을 못 돌려주면 보증회사가 세입자에게 먼저 돈을 주고, 그 뒤에는 보증회사가 집주인에게 그 돈을 받으러 옵니다.
- 채권양도 통지서가 오면 그때부터는 돈을 돌려줄 상대가 바뀝니다. 통지를 받은 뒤에는 누구 계좌로 보내는지 꼭 확인하세요.
이런 고민, 하고 계신가요
인천에서 빌라 한 채를 전세로 놓고 있는 박영호 씨(가명)는 세입자에게서 문자를 한 통 받았습니다. "사장님,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들려고 하는데 괜찮으시죠?" 답장을 쓰다 보니 박 씨는 마음이 좀 불편해졌어요. "내가 보증금 떼먹을 사람으로 보이나? 나한테 손해 가는 건 없나?" 보험 이름은 자주 들어 봤는데, 집주인 쪽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게 박 씨의 고민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 이 보험은 세입자가 자기 보증금을 지키려고 드는 것이고, 보험료도 세입자가 냅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는 그대로예요.
- 만기에 보증금을 못 돌려주면 보증회사가 세입자에게 먼저 돈을 주고, 그 뒤에는 보증회사가 집주인에게 그 돈을 받으러 옵니다.
- 채권양도 통지서가 오면 그때부터는 돈을 돌려줄 상대가 바뀝니다. 통지를 받은 뒤에는 누구 계좌로 보내는지 꼭 확인하세요.
하나씩 따져 보기
세입자가 보험을 든다고 의심할 일은 아니에요
요즘 전세 세입자에게 보증보험은 거의 기본으로 챙기는 안전장치거든요.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보험 회사 같은 곳에서 상품을 팔고 있고, 가입할 수 있는지와 조건은 회사마다 다릅니다.
집주인이 보험료를 내는 것도 아니고, 계약 내용이 바뀌는 것도 아니에요. 세입자는 마음 편히 살고,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를 구할 때 "보증보험 가입되는 집"이라는 말을 할 수 있으니 서로 나쁠 게 없습니다.

못 돌려주면 받으러 오는 사람이 바뀝니다
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회사가 약정한 금액을 세입자에게 대신 줍니다. 그러고 나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가진 보증금 돌려받을 권리를 넘겨받아요. 이걸 채권양도(돈 받을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라고 합니다.
민법은 채권양도를 할 때 넘기는 사람이 채무자에게 알리거나 채무자가 승낙해야 채무자에게 주장할 수 있다고 정해 두었어요. 그래서 보증회사가 세입자를 대신해 집주인에게 채권양도 통지를 보냅니다. 이 통지를 받은 뒤에 세입자에게 따로 돈을 보내면, 보증회사에 또 물어줘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보증회사는 세입자의 '먼저 받을 권리'도 이어받아요
대항요건(집을 넘겨받아 살고 전입신고까지 해서, 집이 팔려도 새 주인에게 계약을 주장할 수 있는 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세입자에게는 우선변제권(경매나 공매 때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권리)이 있습니다. 보증회사가 이 세입자의 보증금 채권을 넘겨받으면, 넘겨받은 금액만큼 우선변제권도 함께 가져가요.
그러니 집주인이 끝내 돈을 갚지 못하면 보증회사는 그 집을 경매에 부쳐, 세입자가 갖고 있던 순위대로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세입자가 대항요건을 잃었거나 임차권등기가 말소되면 보증회사는 이 권리를 쓸 수 없어요. 보증회사가 세입자를 대신해 계약을 해지하는 것도 법으로 막혀 있습니다.

집주인이 미리 할 일
만기 몇 달 전부터 돌려줄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계획을 세워 두세요. 새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돌려줄 생각이라면 일정이 어긋나는 경우까지 생각해 두는 게 좋습니다. 가입 과정에서 계약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오면 사실대로 답해 주시면 돼요.
숫자로 보기
박 씨의 보증금이 2억 8천만 원이고, 세입자가 이 금액 전액을 보증받는 조건으로 가입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만기에 박 씨가 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 단계 | 일어나는 일 | 박 씨가 갚을 돈 | 갚을 상대 |
|---|---|---|---|
| 1. 계약 만기 |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함 | 2억 8천만 원 | 세입자 |
| 2. 보증회사 지급 | 보증회사가 세입자에게 2억 8천만 원 지급 | 2억 8천만 원 | 아직 세입자 |
| 3. 채권양도 통지 도착 | 보증회사가 권리를 넘겨받았다고 알림 | 2억 8천만 원 | 보증회사 |
| 4. 계속 못 갚을 때 | 보증회사가 우선변제권으로 경매 등 진행 가능 | 2억 8천만 원 + 늦어진 데 따른 비용 | 보증회사 |
갚을 원금은 처음부터 끝까지 2억 8천만 원으로 같아요. 바뀌는 건 갚을 상대입니다. 늦어지면 지연손해금이나 절차 비용이 붙을 수 있는데, 금액은 보증 약정과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 통지서 받기 전 | 통지서 받은 뒤 |
|---|---|
| 세입자에게 돌려주면 됨 | 보증회사에 돌려줘야 함 |
| 세입자와 직접 날짜 조율 | 보증회사와 조율 |
| 세입자가 우선변제권 행사 | 보증회사가 이어받아 행사 |

놓치기 쉬운 함정
- 통지서를 받고도 예전처럼 세입자 계좌로 보내는 경우. 보증회사에 다시 물어줘야 할 수 있으니 보내기 전에 받을 사람을 확인하세요.
- "보험이 있으니 좀 늦게 줘도 되겠지" 하는 생각. 빚은 그대로 남고, 상대가 보증회사로 바뀌어 경매까지 갈 수 있습니다.
- 세입자에게 보험을 들지 말라고 압박하거나, 전입신고를 잠시 빼 달라고 요구하는 것. 세입자의 권리를 흔드는 요구라서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 통지서를 서랍에 넣어 두는 것. 보증회사 이름, 날짜, 금액을 확인하고 경매나 소송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변호사와 상의하세요.
근거 조문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보증금의 회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의 우선변제권, 보증회사 등이 보증금 채권을 넘겨받을 때 우선변제권도 함께 넘겨받는 범위와 한계
- 민법 제450조(지명채권양도의 대항요건): 채권양도는 넘기는 사람(세입자)이 채무자에게 알리거나 채무자가 승낙해야 채무자에게 주장할 수 있음
오늘의 점검표
- [ ] 세입자가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 어느 회사인지 알고 있다
- [ ] 만기일과 돌려줄 보증금 액수를 달력에 적어 두었다
- [ ] 만기 몇 달 전부터 반환 자금 마련 계획을 세웠다
- [ ] 채권양도 통지서가 오면 받을 상대를 바꿔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 [ ] 경매나 소송 이야기가 나오면 상의할 변호사를 정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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