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623조

[임대차, 집주인이 먼저 챙깁니다 #13] 상가 월세 수리 특약, 큰 공사도 임차인 부담일까

요점
  • 특약이 없으면, 세입자가 쓰는 데 지장이 생기는 고장은 크든 작든 집주인이 고치는 게 원칙입니다.
  • "수리는 임차인이 한다"처럼 막연하게 쓴 특약으로는 형광등, 수도꼭지 같은 자잘한 수리만 넘어갑니다.
  • 큰 공사까지 임차인에게 맡기려면 어떤 항목인지 계약서에 콕 집어 적어야 합니다.

상가·주택 임대 수선 특약, "수리는 임차인 부담"이라고 써도 큰 공사는 집주인 몫

이런 고민, 하고 계신가요

청주에서 2층 상가를 세 준 한정민 씨는 요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1층 반찬가게 사장님한테서 "천장에서 물이 새요, 배관을 통째로 갈아야 한대요"라는 연락이 왔거든요. 계약서 특약란에는 "건물 수리는 임차인이 한다"라고 분명히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정민 씨는 "특약에 썼으니 사장님이 고치시는 거죠?" 하고 답장을 쓰다가 멈췄습니다. 정말 그렇게 끝나는 걸까요?

천장 누수 연락을 받고 고민하는 상가 주인

먼저 결론부터

  1. 특약이 없으면, 세입자가 쓰는 데 지장이 생기는 고장은 크든 작든 집주인이 고치는 게 원칙입니다.
  2. "수리는 임차인이 한다"처럼 막연하게 쓴 특약으로는 형광등, 수도꼭지 같은 자잘한 수리만 넘어갑니다.
  3. 큰 공사까지 임차인에게 맡기려면 어떤 항목인지 계약서에 콕 집어 적어야 합니다.

하나씩 따져 보기

기본은 집주인이 고칩니다

민법은 집주인에게 물건을 넘겨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계약 기간 내내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 줄 의무를 지웁니다(민법 제623조). 그래서 특약이 없을 때는 세입자가 돈 거의 안 들이고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것을 빼면, 집주인이 고쳐야 합니다. 고치지 않으면 가게나 집을 제대로 못 쓰게 되는 정도라면 공사 규모가 크든 작든 마찬가지입니다.

막연한 특약은 작은 수리까지만

정민 씨처럼 "건물 수리는 임차인 부담" 한 줄만 적어 둔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법원은 이런 일반적인 특약이 있으면 일상적으로 생기는 작은 파손만 임차인 몫이 되고, 건물 뼈대에 손대는 큰 공사나 기본 설비를 통째로 바꾸는 일은 여전히 집주인이 맡는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정민 씨네 배관 전면 교체는 큰 공사에 가까우니, 특약만 믿고 버티기는 어렵습니다.

구체적으로 적으면 큰 공사도 나눌 수 있습니다

반대로 "1층 주방 배수관 교체는 임차인 부담"처럼 범위를 특정해서 적었다면, 그 항목은 규모가 커도 임차인 책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민법 제652조는 임차인에게 불리하면 무효가 되는 조문을 따로 꼽고 있는데, 수선 의무를 정한 제623조는 그 목록에 없거든요. 그래서 서로 합의해 범위를 정하는 건 가능합니다. 다만 세입자가 내용을 알고 동의했다는 게 분명해야 하니, 계약할 때 그 조항을 같이 읽고 설명해 주세요.

그림 13-1 범위를 적은 수선 특약 견본

세입자 실수로 망가진 건 따로 봅니다

세입자가 부주의로 망가뜨린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집주인이 먼저 고쳤더라도 그 비용을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어서, 결국 실수한 쪽이 부담하게 됩니다.

그림 13-2 이 수리, 누가 고치나

숫자로 보기

이번 주제는 법에 정해진 금액이나 비율이 없습니다. 대신 계약서에 무엇을 적었는지에 따라 누가 고치는지를 표로 정리했습니다.

계약서 상태작은 수리 (전구, 수전 패킹, 문고리)큰 공사 (배관 전면 교체, 지붕 방수, 보일러 교체)
수선 특약 없음세입자가 손쉽게 고칠 사소한 것만 세입자, 나머지는 집주인집주인
"수리는 임차인이 한다" 정도의 일반 특약세입자집주인
항목을 특정한 구체 특약세입자적힌 항목은 세입자, 안 적힌 항목은 집주인
세입자 과실로 파손세입자 부담(배상 청구 가능)세입자 부담(배상 청구 가능)

정민 씨 사례를 대입해 보면, 일반 특약에 큰 공사이니 표의 둘째 줄 오른쪽 칸입니다. 고치는 건 집주인 몫이고, 누수 원인이 세입자 과실로 확인될 때만 넷째 줄로 넘어갑니다.

놓치기 쉬운 함정

  1. "수리 일체 임차인 부담"이면 다 된다고 믿는 것. 범위를 적지 않은 '일체'도 막연한 특약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항목 이름을 적어 주세요.
  2. 급하다고 말로만 합의하는 것. 공사 전에 비용 분담, 원상회복 여부, 나갈 때 시설을 집주인이 사줄지를 정하고 문자나 서면으로 남겨 두세요.
  3. 수리를 미루며 세입자를 압박하는 것. 고칠 의무가 있는데 미루면 오히려 분쟁이 커지고 손해를 물어줄 수도 있습니다. 다툼이 생겼다면 변호사와 상의하세요.
  4. 수리비 영수증을 버리는 것. 임대소득 신고 때 경비로 넣을 수 있는 돈입니다. 다만 건물 가치를 높이는 큰 공사는 그해 경비가 되지 않고 건물 취득가액에 더해져 나누어 비용 처리될 수 있어서, 성격을 따져 봐야 합니다.

계약 중 공사가 생기면

근거 조문

  •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집주인은 계약 기간 내내 집이나 가게를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야 합니다.
  • 민법 제652조(강행규정): 임차인에게 불리하면 효력이 없는 조문을 정해 둔 규정인데, 수선 의무(제623조)는 이 목록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오늘의 점검표

  • [ ] 지금 계약서 특약란에 수선 관련 문구가 있는지, 막연한지 구체적인지 확인했다
  • [ ] 다음 계약 때 세입자에게 맡길 수리 항목을 이름으로 적어 둘 목록을 만들었다
  • [ ] 특약 조항을 세입자와 함께 읽고 설명했다는 기록을 남길 방법을 정했다
  • [ ] 계약 중 공사가 생기면 시작 전에 비용 분담과 원상회복을 문자로 합의한다
  • [ ] 올해 낸 수리비 영수증과 이체 내역을 한곳에 모아 두었다

세무법인대승이 도와드립니다

수리비를 누가 냈는지에 따라 임대소득 신고 때 경비로 넣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고, 상가라면 공사비에 붙은 부가가치세를 공제받을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세무법인대승이 수선비 처리, 상가 임대 부가가치세, 임대사업자 등록과 세금, 수리비를 보증금이나 월세 조정으로 정산할 때 생기는 세금 문제까지 같이 살펴 드립니다. 수리 책임을 두고 법적 다툼이 생겼다면 변호사와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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