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이렇게 봤다 #15] 모텔 칫솔 6만 개가 드러낸 대실 현금 매출

가게 이야기
충청권 산업도시 번화가에 객실 52개짜리 '하늘정원 모텔'(가상)이 있습니다. 사장 오 모 씨는 인테리어에 공을 들였고, 출장 손님도 꾸준해서 동네에서 이름이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문제는 신고 내용이었습니다. 부가가치세 신고에서 현금 매출 비중이 20% 남짓으로 나왔습니다. 근처 모텔들은 40%대였습니다. 대실 손님은 얼굴이 알려지는 걸 꺼려 현금을 많이 내는 업종입니다. 그런데 이 모텔만 유독 카드 매출 비중이 높았습니다. 조사관은 여기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조사를 시작하던 날 객실관리 프로그램을 열어 보니 사흘이 지난 기록은 저절로 지워지게 설정돼 있었습니다. 지워진 기록은 되살릴 수 없었고, 사장님은 매출 장부를 따로 적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프런트 책상 서랍에서 소모품 도매상과의 거래를 손으로 적어 둔 공책이 나왔습니다.
같은 무렵 남해안의 한 리조트 법인(가상)도 조사를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예약이 홈페이지로 들어오고 숙박료는 대표 개인 통장으로 받았습니다. 같은 부지 안의 카페, 매점, 바비큐장, 수영장 매표소는 가족과 직원 이름으로 따로 사업자등록이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네 곳에 들어온 돈은 곧바로 대표 계좌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조사관이 본 단서

- 현금 매출 비율: 근처 같은 업종보다 현금 신고 비율이 지나치게 낮았습니다. 카드로 결제되는 숙박만 신고하고 현금으로 받는 대실은 빠뜨렸다고 의심할 만한 지점이었습니다.
- 카드 결제 1건당 평균 금액: 한 해 카드 결제 약 1만 2천 건의 평균이 6만 원 안팎으로 숙박 요금과 같았습니다. 카드 매출은 거의 다 숙박이고, 대실 매출은 신고에 거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 칫솔 구입량: 도매상이 보관한 거래명세표와 서랍 속 공책의 내용이 서로 맞았습니다. 한 해 동안 사들인 칫솔은 6만여 개였습니다. 숙박이든 대실이든 손님마다 하나씩 쓰는 물건이므로 이용 건수를 셈하는 기준이 됐습니다. 세탁업체 세금계산서와 수도 사용량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 날마다 들어온 현금: 사업용 계좌에 매일 비슷한 금액의 현금이 입금됐습니다. 사장님은 빌린 돈이라고 했지만 차용증도 없었고 빌린 돈이 들어오는 모양새도 아니었습니다. 입금액의 상당 부분은 곧바로 사장님의 다른 통장으로 옮겨졌습니다.
- 리조트의 예약금과 명의만 빌린 사업장: 예약금을 전체 이용 요금으로 환산해 신고 매출과 비교했습니다. 가족·직원 이름의 사업장 네 곳은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갔는지를 따져 실제 사업자를 가렸습니다.


결과
| 항목 | 내용 또는 금액 |
|---|---|
| 모텔 추징 세목 |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
| 모텔 누락 매출 | 현금 대실 매출 수억 원 규모 (칫솔 사용량과 계좌 입금액으로 추정한 금액을 사장님에게 제시하고 확인서를 받음) |
| 리조트 추징 세목 | 법인세, 부가가치세, 원천세 |
| 리조트 처리 | 명의만 빌린 사업장 4곳의 사업자등록을 실제 사업자로 직권 정정하고 매출 합산. 예약금 환산으로 찾아낸 누락 매출 과세 |
| 경비 인정 | 장부에 빠진 직원 인건비와 개인에게 빌린 돈의 이자를 비용으로 인정. 그 대신 원천징수를 하지 않은 세액을 추징 |
| 가산세 | 신고를 덜 한 세액에 과소신고가산세. 일반 과소신고는 10%, 이중장부·차명계좌 같은 부정행위가 있으면 40%. 여기에 납부지연가산세가 하루 0.022%씩 붙음 |
| 범칙조사 여부 | 모텔은 장부를 파기하거나 남의 이름을 빌린 정황이 없어 단순 매출 누락으로 보고 일반 세무조사로 마무리 |


근거 조문
- 국세기본법 제14조(실질과세): 명의가 누구로 돼 있든 실제로 돈을 번 사람에게 세금을 매깁니다.
- 소득세법 제80조, 법인세법 제66조(결정과 경정): 장부가 없거나 믿기 어려우면 소모품 사용량이나 계좌 입금액 같은 자료로 매출을 추정해 과세할 수 있습니다.
- 국세기본법 제47조의3·제47조의4: 과소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를 정한 조문입니다.
사장님 점검표
- [ ] 객실관리 프로그램 기록이 자동으로 지워지게 설정돼 있지 않은가요? 지워진 기록은 오히려 추정 과세의 빌미가 되므로 백업을 남겨 두세요.
- [ ] 카드 매출뿐 아니라 현금 대실·계좌이체 매출도 빠짐없이 신고했나요? 숙박업은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이라는 점도 챙기세요.
- [ ] 우리 가게의 현금 매출 비율이 근처 같은 업종과 크게 다르지 않은지 한 번 견줘 보세요.
- [ ] 칫솔·수건·세탁 매입량과 신고한 이용 건수가 대략 맞아떨어지나요?
- [ ] 가족이나 직원 이름으로 낸 부대 사업장의 돈이 결국 사장님 통장으로 모이고 있지는 않은가요?
- [ ] 직원 급여와 개인에게 빌린 돈의 이자를 장부에 올리고 원천징수까지 했나요?
원출처
- 심사부가2010-0172: 모텔 프런트에서 관리하던 차명계좌에 3년 가까이 날마다 들어온 돈을 모텔 매출로 본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
- 심사부가 2005-0236: 여관 탁상달력에 적힌 금액이 사실이 아니라는 객관적 증빙이 없어, 그 금액을 실제 매출로 본 과세를 유지(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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