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및 증여세법

[국세청은 이렇게 봤다 #30] 사위 통장 비밀번호가 아버지와 같았다

영정 앞에 선 배우자와 세 자녀

가게 이야기

충청권의 한 소도시에서 6층짜리 상가건물을 30년 가까이 임대해 온 윤 회장님이 지난해 봄 돌아가셨습니다. 배우자와 자녀 셋은 회장님 이름으로 된 건물과 예금을 상속재산으로 잡았습니다. 세입자 보증금은 빚으로 빼고 상속세를 신고·납부했습니다. 가족들은 "아버지 명의 재산은 빠짐없이 넣었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쯤 지나 상속세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조사관과 이야기하던 큰아들이 무심코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식한테 용돈 한 번 쉽게 안 주신 분이에요." 조사관에게는 이 말이 단서가 됐습니다. 자식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는데 자녀들 통장에는 큰 예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 사위·자녀·배우자 이름의 정기예금 상당수가 실제로는 회장님이 굴리던 돈이었습니다. 이미 나간 세입자의 보증금을 빚으로 빼 둔 사실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조사관이 본 단서

큰아들과 이야기하는 조사관과 탁자 위 통장들

  1. 임대료 통장의 현금 인출: 임대료가 들어오는 통장에서 수천만 원씩 현금이 수시로 빠져나갔는데,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2. 상속세를 낸 돈의 출처: 납부 자금 일부가 사위 이름의 정기예금에서 나와 배우자 계좌를 거쳐 납부됐습니다. 사위 계좌에는 회장님 통장에서 현금으로 찾은 돈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거래는 회장님 주거래 지점에서 같은 날 이뤄졌고 비밀번호도 같았습니다.
  3. 같은 날, 비슷한 금액: 돌아가시기 5년 전부터 자녀들 이름으로 같은 날짜에 엇비슷한 금액이 예치됐습니다. 계좌 개설 서류의 필체가 하나였고, 자녀 명의 출금 전표에는 회장님 도장이 찍혀 있었습니다.
  4. 합쳤다 나눴다 다시 합친 예금: 사망 전 1년 안에 회장님 예금과 가족 명의 예금이 한꺼번에 해지돼 합쳐졌다가 일부만 다시 나뉘었습니다. 사망 뒤에는 또 합쳐졌습니다. 가족들은 "아버지가 계좌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는데, 이것도 명의자가 실제 주인이 아니라는 방증이 됐습니다.
  5. 빚으로 뺀 보증금: 세입자 명단을 사업자등록 현황과 맞춰 보니 사망 전에 이미 폐업하고 나간 세입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보증금이 채무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임대료 통장에서 빠진 현금, 가족 이름 예금으로

상속세 낸 돈의 출처를 거슬러 보니

결과

항목내용 또는 금액
추징 세목상속세
사위 명의 차명예금약 2억 8천만 원 상속재산에 가산
배우자·자녀 명의 차명예금약 9억 원 상속재산에 가산
이미 나간 세입자 임대보증금약 1억 5천만 원 채무공제 부인
늘어난 과세가액 합계약 13억 3천만 원
가산세과소신고가산세 10%(숨긴 방식이 부정행위로 인정되면 40%), 여기에 납부지연가산세 하루 0.022%

차명계좌를 썼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40%가 되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숨겼는지를 따져서 정합니다. 반대로 명의자가 실제로 받아 쓴 돈이었다면 차명이 아니라 사전증여입니다. 이 경우 상속인에게 준 것은 10년, 사위처럼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준 것은 5년 이내 분을 상속재산에 합산합니다.

상속세 과세가액이 약 13억 3천만 원 늘었다

그림 30-2 차명예금과 사전증여는 이렇게 다릅니다

근거 조문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호: 이름이 누구 것이든 돌아가신 분에게 실제로 속한 재산은 상속재산입니다(원문 사건 당시에는 제7조).
  • 같은 법 제14조: 빼 주는 채무는 사망일 현재 확정된 빚만 해당합니다. 이미 돌려줄 의무가 정리된 보증금은 빼 주지 않습니다.
  • 같은 법 제15조: 재산 종류별로 사망 전 1년 안에 2억 원 이상, 2년 안에 5억 원 이상 인출·처분한 돈 가운데 쓴 곳을 밝히지 못한 금액은 상속재산으로 추정합니다.
  •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과소신고가산세는 일반 10%, 부정행위가 있으면 40%입니다.

쓴 곳을 밝혀야 하는 인출 기준

사장님 점검표

  • [ ] 부모님 통장에서 돌아가시기 전 2년 동안 나간 큰돈, 특히 현금 인출의 쓰임을 영수증과 이체 내역으로 정리해 두었다
  • [ ] 가족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부모님이 관리하던 예금이 있는지 확인했고, 있다면 상속재산에 넣어 신고했다
  • [ ] 상속세를 낼 돈이 어느 계좌에서 나오는지, 그 돈의 주인이 누구인지 설명할 수 있다
  • [ ] 빚으로 빼는 임대보증금은 사망일 현재 임대차계약서와 실제 입주 현황을 대조해 확인했다
  • [ ] 최근 10년(상속인)·5년(상속인 외) 안에 부모님께 받은 재산이 있으면 증여 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합산했다

원출처

  • 조심 2010서3856: 실제로 관리한 사람을 예금주로 보아, 명의만 빌려준 손자에게 사전증여로 매긴 증여세는 잘못
  • 대법 2002두5863: 2년 안 인출액에서 그 뒤 입금액을 빼되, 입금액이 따로 마련된 돈이라는 증명은 과세관청이 해야 함
  • 서울고법 98누8126: 2년 안에 인출한 예금을 어디에 썼는지 증명할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음
  • 대법 2013두3511: 차명으로 관리한 것만으로는 부정행위로 볼 수 없어 제척기간 5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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